러빙 빈센트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오래 전,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반 고흐 전시회’가 있어 다녀왔고, 여러해 전에는 ‘피카소-고흐전’을 예술의 전당에서 감상하였다. 요즘 마을학교에서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는데, 미애가 “선생님, 학교에서 위인전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해서 <고흐 전>을 읽었다며 고흐선생님은 왜 귀를 잘랐나요?” 물었다.

 

그래서 자유롭게 살다간 고흐의 일생을 간단히 이야기해주고 인상파 화가로서 천재적인 재능도 설명해주었다. 고흐의 어머니는 고흐의 형을 유산한 뒤 아이를 또다시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평생 그에게 싸늘한 태도를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사랑의 결핍 때문 가학적인 성향으로 변했고, 고갱이 고흐에게 결별을 선언하자 이상과 실제 사이에 생긴 불일치를 견디지 못하고 귀를 잘랐다. 그는 살아서는 작품을 1점 밖에 못 팔아서 어렵게 살았다.

러해 전 파리를 여행하며, 몽마르트 언덕에 갔을 때에 본 거리의 화가들도 가난하게 살고 있는 듯했다. 최근에 반 고흐에 대한 유화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러빙 빈센트’를 보았다.

살아있을 때보다 죽은 뒤에 더 많은 사랑을 받은 빈센트 반 고흐, 그의 그림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기라도 한 듯 스크린 위에 펼쳐졌다. 그는 프랑스 파리 북부 오베르 지방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총상을 당한 채 숙소로 돌아왔다.

 

고흐가 죽은 1년 뒤에 그의 마지막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고흐가 살아왔던 삶,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 영화에서 고흐의 ‘귀가 잘린 자화상’을 비롯하여, ‘해바라기’,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비 온 뒤의 오베르의 풍경’, ‘밀밭’, ‘피아노에 앉은 가셰의 딸’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영화에서 130점의 그의 그림을 100명 넘는 예술가들의 노력덕분에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교직에 근무할 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연수를 받았다. 초중고 교과서에는 국내는 백남준, 김홍도, 이중섭, 정선, 박수근 등과 해외는 반 고흐, 모네, 마티스 등이 많이 나온다.

 

우리의 미술품들은 1900년대(장승업)이후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하고, 그 이전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스케치북은 착하고 깨끗한 종이 거울로 화가의 스케치북은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 주는 것이다.

미술관에 가면 작품을 그린 화가의 마음을 감상하는 일이 중요하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인사동 예술가들’ 모임에는 제2의 천경자라는 반추상화 임경숙 화가가 있어 요즘은 더욱 자주 그림을 볼 기회가 많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인사동의 갤러리를 돌며, 새로운 그림 작품과 공예품도 감상하고 변화하는 미술계 흐름도 생각해본다. 그림쟁이들은 인사동 갤러리에서 다른 화가들의 흐름도 배우며 이곳에서 전시회 개최를 큰 희망으로 생각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수양을 쌓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예술가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한껏 발휘하여 작품을 만들겠지만, 예술에도 철학과 인문학의 수양을 쌓아야 혼이 살아난다.

 

미술이나 문학이나 아름다운 표현은 감수성과 혼을 살린 것이다. 우리 모두 그림과 문학, 음악에 도전해보자. 그리고 가끔씩 시간을 내서 인사동의 갤러리나 음악회, 고궁, 박물관을 돌아보며 문화도 즐기자.

미술관 가는 길은 멀지않다. 우리 모두 빈센트 반 고흐 같은 명화를 자주 감상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국민이 되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8. 01. 02)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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