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회계80) 모교 총장, 중앙일보 인터뷰
- 전공 개방하고 학과 장벽 낮춰 통섭 인재 키우겠다
청년들의 취업이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8월 발표한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10.7%였다. 청년실업은 어려운 경제 상황 탓도 있지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책임도 작지 않다. 중앙대는 돌파구를 ‘교육개혁’에서 찾았다.
중앙대는 내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교육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김창수 총장이다. 김 총장은 “취업과 창업, 학업 세 가지를 모두 잡는 ‘트리플 업(Triple Up)’ 시스템으로 미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에게 대학과 교육의 미래를 물었다. 인터뷰는 개교 99주년 기념식이 열린 지난 10일 그의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2016년 중앙일보 대학평가 종합 7위
- 최근 3년간 수시모집 지원자 수가 전국 최고다. 이처럼 인기가 높은 비결은.
- “대학은 현재의 위상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가능성이 더 큰 의미가 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도 순위가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7위를 기록했다.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혁신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그 덕분에 매년 7만5000명(최근 3년간 평균)의 많은 학생이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것 같다.”
- 지난해 2월 취임 후 무척 바쁜 일정을 보낸 걸로 안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 “과거 학교에서 겪은 어려운 일들로 구성원 간의 불신이 깊었다. 그래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였다. 모든 일을 투명하게 하도록 노력했다. 교수와 학생들을 수시로 만나 얘기를 듣고 또 들었다. 1년 반 동안의 노력 끝에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 중앙대는 모든 학생이 회계학 수업을 필수로 듣는다. 왜 회계학인가.
- “기업의 언어는 회계가 기본이다. 대다수 졸업생이 기업으로 진출하는데 기본도 모른 채 취업할 순 없다. 요즘 기업에선 ‘7-2-1’ 원칙이 중시되는데 경험이 7, 노출 2, 교육이 1이다. 중앙대는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에 노출되고, 그 안에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교육체계를 바꾸고 있다.”
- 중앙대는 학점이 짜다고 알려져 있다. 불만도 나올 텐데.
- “학점이 짜다기보다는 정확히 말하면 엄격하게 학사관리를 한다는 뜻이다. A학점 비율이 50%를 넘는 대학이 오히려 문제 아닌가. 중앙대는 최대 30%대의 학생들이 A학점을 받는다. 오히려 공정한 평가로 사회적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중앙대가 추구하는 미래 인재는.
- “앞으론 전공 지식만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평생을 쓸 수 있는 교양교육이 필요하다. 중앙대는 말과 글을 잘 사용할 줄 알고, 사고력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던져주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력(Action), 그 과정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능력과 협업(Teamwork)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게 핵심 목표다.”
- 새로 도입하는 전공개방 제도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내년에 공과대 등 3개 단과대부터 전공개방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학과별로 신입생을 받되 정시 정원의 20%가량은 개방형으로 모집한다. 이 학생들은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한다. 아직도 많은 학생이 적성보다는 성적에 맞춰 전공을 정하다보니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융합이 핵심이다. 전공개방 제도를 통해 학과 간 장벽을 낮추고 통섭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 구글과 공동 수업을 운영하는 등 글로벌 기업과의 산학 연계 수업이 눈에 띈다.
- “대표적 창업과목인 ‘크리에이터 트랙(Creator Track)’은 유튜브를 활용해 마케팅 방법론을 배우고, 전문가들과 실제 동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전문가·학생들이 함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App)을 제작하며 창업에 대한 실전 감각을 기르는 과정을 운영 중이다.”
내년 개교 100주년, 타운형 대학 만들 것
- 저출산 여파로 학생수가 계속 감소하는 데다 입학금 폐지 등 정부의 재정 압박도 심해지고 있다. 중앙대의 해법은.
- “입학 자원이 줄어드는 건 구조적인 문제다. 내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대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고 한다. 그중 하나가 타운형 대학이다. 평생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성인들이 일과 학업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주민들과 함께 커나갈 수 있는 모델이다.”
- 20년 후 중앙대의 경쟁자는 누가 될 것 같은가.
- “현재 거론되는 다른 대학들은 아닐 것이다. 이미 지금도 미네르바스쿨처럼 기존 대학과는 다른 모델이 뜨고 있다. 나중엔 우버와 에어비앤비처럼 대학에서도 공유 모델이 각광받게 될 것이다. 이른바 ‘유니콘 대학’이다. 대학 간 협업이 일상화되면 특성화한 대학만 살아남을 수 있다. 중앙대는 내부적으로 단과대 간의 공유 교육 모델을 만들며 미래를 준비하겠다.”
- 개교 100주년 이후 중앙대의 목표는.
- “미래 인재 육성과 함께 중요한 것은 인류 사회를 선도할 혁신적 연구 성과를 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기후 변화와 인구절벽 등 난제를 해결할 미래사회연구소를 설립해 근본적인 대안을 찾아 나설 것이다. 취업과 창업 등 학생 교육을 우선시하되 인류가 겪고 있는 지구적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는 연구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출처: 2017. 10. 18. 중앙일보] 전공 개방하고 학과 장벽 낮춰 통섭 인재 키우겠다
http://news.joins.com/article/22022286
- 50972cd8-c6e5-489e-948b-100fa4e96a39.jpg (File Size:79.3KB/Download:92)
- 107e39dd-9b81-4d85-8b7e-1a2d26e3150d.jpg (File Size:131.3KB/Download: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