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뱃속에서부터 전통음악의 장단과 가락이 스며든 것 같습니다".
국악계의 차세대 스타중 한 명으로 꼽히는 원완철(33)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수석이 12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3년만에 독주회를 연다. 그의 첫 개인 음반도 같은 날 신나라레코드를 통해 발매될 예정이다.
그는 국악 명문가 출신이다. 아버지는 대금 명인 원장현(57) 씨이고 어머니는 해금 연주자로 `금현국악원'을 운영중인 조경주(54) 씨, 작고한 할아버지는 거문고 명인으로 인간문화재였던 원광호 선생이다.
집안 환경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통 음악을 체득하게 됐다. 여동생 나경(23) 씨도 해금 전공으로 서울대 국악과에 재학중이다.
독주회는 소설가 황석영(64) 씨의 아들인 황호준(36) 씨가 작곡한 '해화', '제비가', '비류', '긴 아리랑, 노랫가락, 창부타령, 방아타령' 등 4곡의 초연곡이 포함된 창작 국악 발표회 성격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았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기타, 드럼, 키보드 등 재즈 악기와 호흡을 맞춰 대금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예정이다.
"대금의 매력은 사람 목소리와 가장 가까운 악기라는 점이예요".
국립국악원 민속단원으도 함께 활동중인 아버지 원장현 씨가 무대에 올라 자신의 곡인 '날개'와 '소쇄원'을 들려주고 여동생 나경씨도 '해금과 재즈쿼텟을 위한 몽금포타령'에서 해금을 연주하는 것으로 이번 공연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국악인 집안 출신이지만 그가 대금 등 전통음악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다. 그것도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라 박용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 다른 스승을 찾아다니면서 배웠다.
'다른 생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들은 음악이 국악인 탓에 청소년기에 창부타령이 그렇게 듣기 좋았다고 한다.
가족 모두 국악인이 된 만큼 요즘에는 식구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함께 집안 연주회(?)를 갖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이번 공연과 달리 곧 발매되는 음반에는 전통적인 국악을 실었다. '원장현류 대금산조', '육자백이, 흥타령', '대금시나위', '대금, 가야금 2중주 부채춤' 등 4곡의 민속음악으로 정통 국악의 묘미를 들려주는 셈이다.
음반은 중앙대와 목원대에 출강중이어서 교육용으로도 쓰려고 준비해왔는데 공교롭게도 공연과 발매시점이 겹쳤다고 그는 설명했다.
2004년 문화관광부 선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지난해 전국국악대전 대상 등을 수상하며 국악계의 유망주로 떠오른 그는 "가업을 잇는게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전통음악을 지키면서 한편으로는 발전시키는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겸손하게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