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황옥(가교 28, 모교 의류학과 교수 겸 생활과학대학 학장) 동문이 지난 9월 28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어바인 글로벌 빌리지 페스티벌에서 한복인형을 통해 한국의 전통미를 선보였으며, 이어 10월 1일부터 5일간 남가주대(USC)에서 한복인형 전시회를 개회했다.
"가끔 한국 전통 인형이라고 파는 것을 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아요. 한복이라고 입었는데 틀린 부분도 있고, 조잡한 것도 있지요. 외국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기에는 좀 부끄러운 것도 많아요.”
중앙대학교 의류학과 소황옥(52) 교수가 한복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한복 입은 인형을 들고 미국 원정을 갔다. 소 교수는 9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어바인 글로벌 빌리지 페스티벌(The Irvine Global Village Festival)’에서 한복 인형으로 한국의 전통미를 뽐낸 데 이어, 1일부터 5일간 남가주대(USC)에서도 한복인형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소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중앙대 복식문화콘텐츠연구실과 USC의 한국학연구소가 공동 개최한다.
- ▲ 소황옥 교수가 미국에서 전시할 전통한복 차림의 인형들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회에 출품되는 인형은 모두 50개.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전통적인 의식인 회혼례(回婚禮)가 주제다. 전시회의 제목은 ‘어울림의 미(美)-가족’(Beauty of the Harmony-Family)이다. 장원 급제한 손자, 잔칫집에 놀러 온 기생, 서원에서 글을 읽다 나온 선비 인형까지 각계각층의 인형이 등장한다.
50㎝ 정도 크기의 인형을 만드는 데 재료비만 50만원이 들었다. 소 교수와 연구실 조교와 대학원생까지 10명이 달라붙어 두 달 동안 작업을 했다. 인형 몸체와 갓이나 혁대 등의 한복 액세서리, 받침대 등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참가했다.
외국인들에게 보여 줄 인형인 만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성을 쏟았다. 한복도 철저한 고증을 거쳐 지어 입혔다. “여기 남자 인형 도포를 올려 보세요. 바지저고리까지 제대로 입혔어요. 인형을 사 간 사람이 궁금해서 겉옷을 벗겨 봤는데 플라스틱 인형 몸뚱이가 나오면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소 교수는 “패션쇼로 한복을 알리려면 서양 옷보다 입고 벗어야 할 게 훨씬 많아 돈도 엄청 들고, 외국 모델에게 한복의 콘셉트를 이해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이 인형에 한복을 입히는 것이었다.소 교수는 한복 인형을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상품으로도 개발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에서는 장인이 만든 인형 하나가 수백, 수천만원에 팔린다”면서 “우리 인형도 한복을 제대로 입히고, 인형도 고급 재료를 써서 만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소 교수는 “지금 만든 인형은 하나에 100만원 이상의 가치는 있다고 보는데 앞으로는 1000만원 이상 가는 인형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