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곽현 기자] 지난해 아마농구계에서는 2017년 중앙대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다. 중앙대가 대어급 신인들을 영입하며 대반격을 노린다며 말이다.
그 말대로 중앙대는 올 해 신입생 영입을 놓고 최고의 수확을 거뒀다는 평가다.
바로 고교 최대어인 부산중앙고 출신의 양홍석(19, 199cm)을 얻었기 때문이다.
양홍석은 지난 해 부산중앙고를 연맹회장기, 종별선수권, 전국체전 우승 등 3관왕으로 이끌었다. 이는 추승균(KCC 감독), 박훈근(삼성 코치)이 재학 중이던 1992년 거둔 2관왕을 넘어서는 부산중앙고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신장 199cm인 양홍석은 포스트 플레이 뿐 아니라 능숙한 볼 핸들링을 이용한 내외곽 플레이에 모두 능하다. 현란하면서 안정적인 드리블로 속공을 주도했고, 가드 못지않은 패스 센스와 시야를 선보였다. 그야말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양홍석은 지난 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평균 26.7점 12리바운드 2.4어시스트 2.9스틸을 기록했다.
고교 최대어인 양홍석은 대학 양강이라 할 수 있는 고려대, 연세대가 아닌 중앙대를 택했다. 덕분에 대학리그 초대 우승(2010년) 이후 중위권으로 떨어졌던 중앙대는 이번 시즌 고려대, 연세대의 아성에 도전할 강력한 팀으로 꼽히고 있다.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양홍석에 대해 “아주 좋은 선수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영리하다. 농구에 대한 이해도도 빠르다. 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다만 고등학교 때는 본인을 위주로 한 플레이가 많았는데, 대학에서는 포지션별로 구분이 돼야 하다 보니 그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본 포지션은 4번이지만 3번까지 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홍석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성실성과 긍정적인 마인드다. 농구를 잘 하는 선수들 중 간혹 자만심을 갖고 훈련을 게을리 하거나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양홍석은 훈련이나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매우 좋다는 것이 지도자들의 평가다.
양홍석은 대학 적응에 대해 “잘 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모든 선수들이 한 번씩 공을 만지면서 플레이를 하고 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양홍석 뿐만이 아니다. 양홍석, 한승희(연세대)와 함께 고교 정상급 빅맨으로 꼽힌 제물포고 출신의 박진철(202cm)도 영입을 했다. 정통센터인 박진철은 강한 힘과 좋은 운동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 중 기회만 나면 호쾌한 덩크를 터뜨리며 묵직함이 강점인 선수다.
그간 골밑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중앙대는 양홍석, 박진철이 트윈타워를 이루며 강력한 골밑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양홍석은 박진철과의 호흡에 대해 “진철이는 궂은일을 잘 해준다. 또 패스를 주면 넣어줄 거란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까지 빅맨 역할을 맡았던 양홍석은 박진철의 존재로 인해 파워포워드로 뛸 수 있을 전망이다. 내외곽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형석 감독은 양홍석의 다재다능함을 살려주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중앙대는 가드진에 이우정, 김세창, 포워드에 김국찬이 주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4학년인 김국찬은 뛰어난 운동능력과 3점슛 능력도 갖추고 있다. 올 해 신인드래프트 상위지명선수로 꼽히는 김국찬은 든든한 신입생들의 가세로 완전한 스몰포워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포지션에 걸쳐 안정감을 갖게 된 중앙대다.
양홍석은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서 “우승이다. 우리가 저학년이 많다보니 정규리그는 좀 어려울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에 오르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첫 경기가 연세대와 경기인데, 첫 경기를 잘 치르면 안정감을 갖고 시즌을 치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대학리그는 기존 양강인 고려대, 연세대의 전력이 다소 약해지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는 이종현, 강상재 등이 졸업하며 김낙현, 박준영, 박정현이 주축으로 올라섰다. 높이나 전력이 작년보다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연세대도 최준용, 천기범, 박인태가 졸업했다. 허훈, 안영준, 김진용이 남아 있으나 전체적인 무게감이 떨어졌다. 다만 청소년대표 출신인 한승희(안양고), 박지원(홍대부고)을 영입해 신입생들의 활약에도 기대를 걸 수 있다.
또 단국대도 지난 해 4강 진출을 일궜던 멤버들이 한 학년 올라가면서 더욱 견고한 조직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이처럼 이번 시즌 대학리그는 기존 양상을 뒤엎는 춘추전국 시대가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양홍석이 가세한 중앙대가 과거 대학농구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세울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시즌 대학농구리그는 3월 13일 개막해 대장정에 돌입한다.
#사진 - 유용우, 한필상 기자
2017-02-24 곽현(rocker@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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