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詩心)은
김리한
오늘도 빈 노트
펼쳐 놓았습니다
어쩌다 들를지 모르는
말들이 자리가 없다고
그냥 돌아갈까 봐
고개 숙인 아내처럼
가만히 차 한 잔도
옆에 두었습니다
달력에 동그라미 치듯
의미를 주려 했지만
햇살은 아무 허락 없이
창을 열고 들어오는데
그놈의 시심(詩心)은
끝내 들어오지 않고
말없이 먼 산에
봄꽃만 뿌렸습니다
2017. 2. 15.
시절이 하 수상해도
봄은 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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