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방식을 개선해 기계설비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이상일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은 "기계설비가 고도의 설계와 시공이 필요한 독립 분야로 발전하고 있는데 제도는 1950~196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계설비란 건축물에 설치되는 냉난방, 환기, 급수·급탕, 가스, 자동제어 등을 통칭한다. 사람으로 치면 심장·혈관에 해당될 만큼 중요하지만 마감재 등에 가려 있다. 서울의 랜드마크인 잠실 제2롯데월드 총공사비(약 2조원) 가운데 기계설비가 약 35%(7000억여 원)를 차지한다. 이 회장은 "건설사가 예정 가격 대비 70~80% 선에서 공사를 낙찰받으면 기계설비 업체는 하도급을 거치며 결과적으로 50% 선에서 낙찰받아 기계설비 품질을 높이려 해도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외국처럼 발주자가 건설·기계설비·전기통신 등 분야별로 분리발주하거나 '지명 하도급(NSC)'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설계 단계부터 전문적 기계설비를 반영할 수 있어 공사비 절감과 공사 완성도가 높아지고 기계설비업체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 상륙한 이케아도 NSC 방식으로 기계설비 업체를 선정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대폭 줄여야 하는데 기계설비가 큰 변수다. 이 회장은 "국내 건축물 연간 에너지소비 가운데 기계설비가 71%, 30조원 규모"라며 "기계설비 공사 품질만 개선해도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89년 설립된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에는 현재 7400여 개 기계설비·가스시설 관련 업체가 가입돼 있다.
[출처 : 매일경제 A30면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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