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전문>


언론과 홍보를 착각하지 마라


이태현 홍보실장의 대학언론 폄하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한다!


본교 이태현 홍보실장은 <중대신문>(제1678호, 6월 8일자) “의혈목”에 기고한 칼럼 “대학언론의 새길”에서 대학언론을 ‘소음’으로, 기자들을 ‘아마추어 언론인’으로 폄하했다. 또한 대학언론을 인터넷매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내 언론사들은 대학언론에 대한 홍보실장의 무지와 편견에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하며, 학생기자들은 ‘아마추어’로 비하한 발언에 대해 공개사과를 촉구한다.

인터넷 매체로의 전환은 오히려 접근도를 떨어뜨리고 정보격차를 심화시킬 뿐이다.


이 실장은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현 시점에 대학언론이 종이매체에 ‘안주’하지 말고 인터넷 매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종이매체와 인터넷매체 간의 매체성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주장이다. 현재 학내언론사 전체는 카우온(www.cauon.net)이라는 인터넷매체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이 복합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포털사이트가 아닌 한, 온라인매체의 운영만으로는 학내언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가 없다. 학내 기사를 읽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에 직접 접속 할 사람들의 수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는 학내언론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도를 심각하게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접근대상 또한 일부학생들로 축소시켜 심각한 디지털 정보격차를 유발할 것이다.


대학언론과 일간지, 인터넷매체는 성격과 역할이 다르다.


이 실장은 대학언론을 인터넷매체나 일간지와 단순비교하며, 대학언론이 “독점적 지위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대학언론이 주간 단위로 발행되기 때문에 ‘속보성’에 있어서 외부언론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학언론의 주 역할은 갖가지 사건사고를 신속하게 보도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이라는 커뮤니티 안에서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이끌어 내고, 학술동향을 전하며, 학교당국에서 추진하는 각종 정책과 사업을 알리고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때문에 ‘속보성’에서 일간지나 인터넷매체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이를 ‘한계’로 보는 시각은 대학언론에 대한 무지와 오해의 소산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대학언론의 수요층은 ‘학생’이지 ‘외부의 시각’이 아니다. 언론과 홍보를 착각하지 마라.


대학언론의 주요 수요층이자 독자층은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그런데 이 실장은 외부의 시각을 먼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대학 간의 경쟁이 심해지고 외부에서 우리 대학을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내 소식의 보도에 따른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홍보는 외부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맞다. 자기비판보다는 잘난 점, 잘한 점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이 홍보의 역할이다. 그러나 언론은 다르다. 학내 구석구석에 내재한 문제점이나 부조리한 점들을 포착해내고 알림으로써, 이러한 문제들이 널리 논의되고 개선되도록 하는 일이 학내언론의 역할이다. 언론과 홍보, 일간지와 대학언론의 차이를 혼동하지 마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마라. ‘아마추어 언론인’ 발언에 공개 사과하라.


이 실장은 학생기자들을 “어쩔 수 없는 아마추어 언론인”이라고 비하했다. 또한 “학생”이자 “언론인”이라는 이중적 위치로 고민해야 하는 책임감도 충분히 덜 수 있을 것이라며 종이매체에서 인터넷매체로 전환하는 것이 “대학언론이 가야 할 길이자 대학언론만이 가진 ‘자유’이자 ‘특권’”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학생언론인이 고민하는 지점은 ‘학생’이자 ‘언론인’이라는 이중적 존재위치가 아니라 언론에게 자꾸 ‘홍보’만을 요구하는 학교당국의 요구라는 점을 밝힌다. 우리는 기꺼이 언론인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에 대해 고민하고자 한다. 책임감을 덜기 위해 연성화 된 기사를 생산하거나 학교당국의 입장만을 포장해서 전달하는 나팔수, 홍보지가 되길 거부한다. 대학언론이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수 있도록 언론의 ‘자유’와 ‘특권’을 침해하지 마라. 언론에 홍보의 역할을 요구하지도 마라.


이에 중앙대학교 4개 언론사는 이태현 홍보실장에게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이태현 홍보실장은 학기가 끝나기 전인 6월 18일까지 공개사과문을 작성하여 학내에 대자보로 게시하고 카우온과 본교 홈페이지에도 1주일간 게시하라.




2009년 6월 15일



중앙대학교 언론사


녹지 편집장 윤진, 대학원신문 편집장 박인희,


중앙문화 편집장 노지영, 중앙헤럴드 편집장 정우석(가나다순)


원영익 2010.03.28.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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