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앙대에 따르면, 인문대와 공대 등 계열별 대표 교수 6명과 교수협의회 대표 1인 등 7명으로 구성된 교수업적평가개선위원회(교평위)는 최근 대학본부에 ‘교수연봉성과급제 개선안’을 제출했다.
본지가 입수한 이 자료에 따르면, 교수들은 “대학 경쟁력강화라는 연봉제의 기본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계열별 상대평가 문제와 누진연봉제로 인해 구성원간의 갈등과 위화감을 증대한다”면서 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교평위측은 재단이 글로벌 인사 컨설팅 회사인 머서 코리아가 제시한 이른바 ‘머서안’의 누진 연봉제를 평가기간 단위의 성과급제 또는 부분 누진제로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재단측이 앞서 제시한 바 있는 머서안은 교수들의 연구 업적에 따라 S·A·B·C 4개 등급으로 나눠, 인건비의 총액 대비 임금 인상율을 결정해 등급별로 연봉 인상률을 차등 적용하고 최고 4,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교평위측은 C등급을 제외한 모든 등급에 호봉승급분과 물가인상율 이상을 보장하는 기본 인상율을 적용하고 대신 S등급과 A등급에 각각 1000만원과 3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본부는 학장회의와 행정협의회를 통해 “연봉제급여규정에서 정하는 등급별 차등 인상률이 적용되는 누진 연봉제를 도입하겠다”면서 “교수들의 문제 제기는 차츰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본부의 교수업적평가 개선안은 지난 9일 각 단과대에 전달됐으며, 10일 문과대가 학과장 회의를 열어 문과대 전체 교수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다른 단과대도 조만간 전체 교수회의 등을 열어 교수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측 관계자는 “누진 연봉제 결사 반대 투쟁으로 가야된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교수도 있는 등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조만간 전체 단과대 교수들의 의견을 들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상대평가를 통해 연봉이 동결되는 C등급 교수를 10%로 하겠다는 ‘머서안’은 최소 연구업적 기준을 달성할 경우 제외한다는 교수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졌으며, 전공별 논문 수가 다른 점을 감안해 일부 계열별 평가는 세부 계열로 나눠 평가하도록 했다.
또 책임시수 18시간이 적용되고 교육 부문 평가 점수가 상대적으로 큰 교육트랙을 신설해, 정교수 11년차 이상이 교육트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연구업적 평가의 최대 20%까지 연구비 또는 간접비 수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교수업적평가개선안을 확정하고 올해 안으로 관련 학칙 규정을 바꾼 뒤 2009학년도 교수들의 연구업적을 평가해 2010년 교수등급과 연봉 인상률, 성과급을 정하는 연봉제를 첫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교수업적평가 개선위에서는 공과대가 평가단위를 전공별로 세분화할 것을 요구하는 등 단과대학간 의견차이로 인한 계열간 갈등이 불거졌다. 교평위에 참여했던 모 교수는 “너무 학과 이기주의로 가는 걸 봤다”면서 “새 제도 시행으로 특정 학과나 계열이 특혜를 보는 방향이 아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8-12-15 오전 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