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대는 전임 교수 4명 중 한 명꼴로 외국인이다. 외국인 교수들은 강의 시간 외에 별도의 시간표를 짜서 ‘프리 토킹 룸(free talking room)’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이곳을 방문해 외국인 교수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 재학생인 이한성(광고홍보학 1년)군은 “외국인 교수와 대화를 나누는 데 거부감이 없어졌다”며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6년 이후부터 본격화된 ‘국제화 바람’이 대학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KAIST는 전공강좌 중 영어 강좌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1, 2학년의 수업이 많은 창의학습관에는 강의실 곳곳에서 영어강좌 소리가 흘러나온다. KAIST 김민규(1학년)씨는 “학생과 교수 모두 수업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게 되고,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대 캠퍼스에선 외국인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서울대는 지난해 외국인 방문·교환 학생 수가 전체 재학생의 1%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일 년 사이 이 수치가 5%로 증가하면서 해당 지표에서 5위(전년도 4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런 풍경은 대학이 ‘학생을 외국으로 보내는 국제화(outbound)’뿐만 아니라 ‘국내로 불러오는 국제화(inbound)’에 관심을 쏟기 시작하면서 생긴 것들이다. 외국인 방문 교환 학생 수에서 1위를 차지한 대불대는 2001년부터 국제화 부문에 공을 들였다. 중국 대학과 꾸준히 자매 결연을 맺어온 결과 지난해 31개 대학에서 학기 평균 499명의 외국인 학생을 유치했다. 대불대 기획처 김택환 과장은 “처음엔 학생 유치가 목적이었지만 이들 덕분에 국내 학생은 물론 교직원까지 이중 언어가 가능해졌다”며 변화를 실감했다.
선문대도 캠퍼스 풍경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2학기와 올 1학기 기준으로 학위 과정에 있는 외국인 학생 수는 584명(재학생의 6.5%)이다. 전국 3위다.
영어 강좌 수도 늘어났다. KAIST에 이어 한국외대가 31%로 2위를 차지했고 고려대가 25%로 뒤를 이었다.
대학들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서울대 주종남 기획처장은 “지금까지는 대학이 국제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외국인 교수·학생 수나 영어 강좌 수 등 양적인 부분에 중점을 둬 왔다”며 “글로벌 기준과 국제 문제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는 질적 성장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국제화 부문 전체 순위는 총점 70점 만점에 48점을 기록한 KAIST가 1위였고, 한국외대(40점)·한동대(34)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