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세상 만들기 외길… 그 큰 발자취를 기립니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9일 제22회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탄생 117주년, 정부수립 60주년이 되는 올해는 6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전문가 4명씩이 참여해 두 달간 진행됐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정진석 동문에 관한 부분만 옮겨 실었습니다.
▼古신문 영인화… “실증적 언론사 연구 중요”▼
정진석 씨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정진석(69)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국내 언론사 연구의 권위자다. 그는 “1974년 ‘일제하 한국언론투쟁사’를 펴낸 이후로 지금까지 후학도 없이 외롭게 언론사 연구에 매진해왔는데 인촌상이라는 커다란 평가를 받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대한매일신보와 배설’ ‘일제시대 민족지 압수기사 모음’ ‘언론조선총독부’ 등의 저서를 통해 조선 말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현대에 이르는 한국 언론사를 실증적으로 연구해왔다.
특히 정 교수는 한성순보, 한성주보, 독립신문, 대한매일신보, 해방공간 4대 신문 등 역사적 사료가치가 높은 고(古)신문을 고증하고 해제를 붙인 영인본을 출판해 한국언론사 연구의 ‘고속도로’를 뚫은 학자로 평가받는다. 이 영인본은 독립운동사 문화사 문학사의 연구에도 필수적인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정 교수는 “그동안 항일-친일, 좌-우 등 편향된 시각을 갖고 언론사를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무엇보다 ‘실증적 사실’에 입각한 언론사 연구가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 근현대사 연구의 1차 사료인 신문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정부와 언론학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공적
중앙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영국 런던대 정경대에서 각각 언론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 대학에서 강의와 함께 한국언론사 연구에 매진해왔다. ‘일제하 한국언론투쟁사’ ‘언론과 한국 현대사’ 등 16권의 저서와 공저 5권, 편저 11권을 저술했다. 1880년대 구한말부터의 신문 영인작업을 주도해 언론사와 한국 근현대사 연구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